작품 소개
고골은 페테르부르크에서 1832-34년 사이에 쓴 중편 네 개를 묶어 1835년에 『미르고르드』라는 선집을 출간했다. 이 선집에는 「구식의 지주들」, 「비이」, 「타라스 불바」, 「이반 이바노비치와 이반 니키포로비치가 싸운 이야기」가 실렸다. 『구식의 지주들』에는 『미르고르드』에서 「타라스 불바」를 제외한 세 편의 작품을 포함시켰다. 『미르고르드』는 고골의 첫 작품집인 『지칸카 근교 야화』의 연속편으로 간주되었다. 두 작품 모두 고골의 고향인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을 배경으로 우크라이나의 생활상과 민속, 특히 카자크인들의 정서와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 『지칸카 근교의 야화』가 우크라이나의 민간설화를 바탕으로 우스꽝스럽고도 기괴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면, 『미르고로드』에는 현실의 사소한 것들이 인간을 재앙으로 몰아넣는 절망적인 분위기가 지배한다. 「구식의 지주들」 서 플리헤리야 이바노브나는 집을 나갔던 고양이가 돌아왔다가 숲으로 도망가자 그것을 자신의 죽음에 대한 예고라고 받아들인다. 실제로 그녀는 자신의 믿음대로 세상을 떠나고 의지할 데 없이 남겨진 아파나시 이바노비치의 삶은 완전히 파괴된다. 그러나 고양이가 불러들인 악한 힘은 노부부를 갈라놓을지언정 그들의 사랑까지 꺼지게 하지는 못한다. 이 목가적이고 시적인 작품은 인간성과 사랑에 대한 고골의 믿음을 보여준다. 「비이」는 아름다움 속에 있는 악이라는 수수께끼같은 주제에 대한 접근을 시도한다. 고딕 소설의 요소를 가지고 있는 이 작품은 고골의 금욕주의적 이상과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는 당대의 영적인 현실에 경고를 보낸다. 「이반 이바노비치와 이반 니키포로비치가 싸운 이야기」는 “여러분, 이 세상에 산다는 것은 지루하군요”라는 유명한 구절로 끝난다. 희극적이면서도 서글픈 두 친구의 불화에 관한 이야기로 인류에 대한 풍자로까지 읽힐 수 있는 작품이다.
『지칸카 근교의 야화』에서 낭만주의적인 성향을 보였던 고골은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완전히 사실주의적인 재능을 꽃피운다. 이 작품을 높이 평가하면서 비평가 벨린스키는 고골을 ‘현실적인 삶의 시인’이라고 불렀다. 그는 ‘고골은 삶 속의 모든 아름다운 것, 인간적인 것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그 추함도 감추지 않는다. 그는 마지막까지 삶에 충실하다.’고 썼다. 고골의 유머 역시 삶에 대한 충실함에서 비롯된다. 그의 유머는 ‘보잘것없음을 눈감아주지 않고, 추함을 꾸며주지도 않는다. 이 보잘것없음을 묘사하면서 그는 그것에 대한 혐오감을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고골의 모든 중편은 ‘처음에는 우습지만 나중에는 서글프다.’ 미르고로드는 우습고도 서글픈 세계의 축소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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