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초판발행 2024.05.15
이 책은 상담자로서 “내담자를 어떻게 이해하는가?”, “내담자에게 이 반응을 왜 했는가?”, “상담을 통해 어떤 도움을 주었는가?”, “지금 이 순간 이 반응이 필요하고 적절했는가?”, “궁극적으로 무엇을 목표로 하는가?”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면서 쓰기 시작했다.
세상에는 훌륭한 상담심리 이론이 많다. 이를 배우고 익혀 상담자로 성장했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공부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 내담자를 만나 고민을 나누다 보면 기존 이론의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이는 나의 부족함으로 인해 앞선 선구자들의 이론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와 함께 사회, 경제, 문화적으로 급변하고 있는 이 시대의 독특성이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다른 문화권의 다른 시대를 살던 사람을 대상으로 개발된 이론을 지금 내 앞에 앉아 있는 내담자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심리학을 발전시켜온 선구자들과 현대의 심리치료 연구자들의 인간 내면에 대한 통찰을 기반으로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이 책에서 강조한 핵심 주제는 내면의 통합에서 내면의 화합으로 관점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현재 혼란스러운 시기를 넘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데 유용한 마음의 자세라고 생각했고, 이 책에서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 방법을 안내했다.
상담자이며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가르침을 주신 이희경 지도교수님과 수퍼바이저 김경욱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이 책을 출판할 수 있도록 기회와 귀중한 피드백을 주신 이동귀 교수님과 노현 대표님, 이선경 부장님 그리고 원고가 한 권의 책이 될 수 있도록 노고를 아끼지 않은 김다혜 편집자님께 감사드린다.
가족의 지지와 응원이 없었다면 이 책을 쓸 수 없었을 것이다. 한 사람으로서 시작을 열어주셨고 언제나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지지해주시는 서선택, 김미자 부모님 그리고 새로운 생명 로이를 돌보는 누나 서보영, 매형 손성민에게 감사와 사랑을 전하고 싶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정리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늘어놓아도 진심 어리게 귀 기울여주고 진솔한 피드백을 해준 선배이자 동료이며 배우자인 김경희와 “괜찮아! 아빠 잘하고 있으니까 집중해서 다시 해봐.”라고 격려해줄 정도로 매일 몰라보게 성장하는 딸 서하율에게 이 책을 바친다.
Naros 심리상담소 대표
서준호 Ph.D.
“난 그 사람을 벗어나고 싶어 했는데,
마치 그 사람처럼 나 자신을 대하고 있네요.”
한 학생이 자신의 어머니를 피해 다급하게 상담실로 찾아왔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이혼하신 후 줄곧 어머니와 함께 살았던 내담자는 어머니로부터 숨 막히는 감시를 받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생이 된 후까지도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수시로 가방을 들춰보았고, 숨겨두었던 일기장을 찾아 읽으셨다. 그리고 내담자에게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고 특히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늘어놓았다. 자신의 무기력한 상황을 토로하며 너는 이렇게 되면 안 된다고 하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언성을 높였다. 그래서 내담자는 집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쉴 수 없었고, 계속 감시받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대학에서 만난 친구를 통해 용기를 얻은 내담자는 집을 나와 생활하기 시작했다. 그런 자녀의 독립을 받아들이지 못한 어머니는 끈질기게 내담자에게 연락했다. 내담자가 연락을 피하자 학교까지 찾아와 학교 관계자에게 자기 자녀와 만나게 해달라고 항의하는 상황이 펼쳐지기까지 했다. 내담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높은 학업 성적을 유지했고, 주말에는 하루 종일 아르바이트를 했다. 쉬는 시간 없이 열심히 달려오다 인턴을 시작하게 되면서 무리한 일정으로 인해 건강을 잃어갔다. 그렇게 열심히 살고 있음에도 내담자는 지금까지 자신이 이룬 성취를 인정하지 못했고, 조금이라도 멍하니 있는 자신을 용납할 수 없었다.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못했고 끊임없이 더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며 스스로를 압박했다. 자기 자신을 엄격하게 억압했던 것이다. 바로 그의 어머니가 자신을 닦달하던 방식대로 말이다(이 사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5장에서 다루었다).
우리는 때때로 스스로 마음이 잘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이상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내가 나를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위 사례에서처럼 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되지 않을 때도 있고 때로는 “이런 이런 사람은 정말 싫어.”라고 이야기하는 그 모습을 내 안에서 발견하기도 한다. 왜 우리는 스스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도 하고, 설상가상으로 어떤 사람의 싫어하는 특성을 똑같이 따라 하기도 할까? 이제부터 내면의 불일치와 받아들일 수 없는 모습이 내 안에 공존하는 이유를 탐구해 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마음 상태에 대처하는 태도와 방법을 안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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