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인도네시아가 배출한 세계적인 작가, 쁘라무디아
“그는 실망의 세계와 꿈의 세계를 왕복하는 이방인이다.”
부당한 현실에 한없이 실망하면서도
여전히 삶의 히망과 사랑을 머금은 그의 문학 세계를 엿보다
쁘라무디아는 인도네시아 작가로 네덜란드 식민통치 아래에서 작가로서 겪었던 수많은 수많은 고난과 더불어 그 탁월한 문학성을 인정받아 세계 독자의 관심을 끌어낸 인물이다. 쁘라무디아는 인간의 소중함이 침해되지 않는 세상, 그리고 인간이 제 역할을 하는 세상을 꿈꾸었다. 또한 더 좋은 세상이 되기 위하여 문학이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믿었으며, 주옥같은 작품을 통하여 그 꿈을 실현해 가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 책의 지은이인 고영훈은 ‘쁘라무디아’라는 인물에 대한 연구하며 그에 대한 깊은 애정을 쌓았다. 이 연구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쁘라무디아를 이야기하는 평전(『Pramoedya Menggugat: Melacak Jejak Indonesia』)을 출간하기까지에 이르렀는데 외국인이 자국의 작가에 대해 보이는 깊은 관심과 애정이 기꺼웠던 것인지 올해 1월 이 평전은 무려 4쇄가 발행되기도 했다.
고영훈이 사랑하는 작가의 삶과 작품에 대해 논하는 낯설지 않은 이방인은 그가 그동안 연구했던 쁘라무디아를 한국의 대중에게 소개하는 글이다. 학술적인 내음을 가능한 한 적게 하고, 쁘라무디아의 수수한 생각을 담고 무거운 내용을 덜어 쉽게 읽을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하였다. 올해 한국-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을 맞이한 만큼, 우리나라의 독자들이 인도네시아가 배출한 세계적인 작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그의 삶과 문학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만들기를 바란다.
본문 중에서
V. 낯설지 않은 이방인
문학에 대한 유수한 이론가들의 다양한 정의에도 불구하고 문학 현상이 하나의 사회 현상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인간의 삶 속에서 형성된 인간적 산물이며, 사회 현실을 반영함으로써 다시금 그 현실에 반작용하는 사회적 의식이다. 이는 문학의 생산 주체인 작가도 역시 사회 구성원의 하나로서 그가 속한 사회의 제반 문제에 대하여 관심을 갖게 될 것이며 어떻게든 이를 자신의 작품 안에 형상화시킨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때 더욱 설득력을 갖게 된다. 쁘라무디아는 문학 행위를 설명하면서 ‘문학은 삶을 기반으로 그 위에 세운 건물’이라고 하였다.
쁘라무디아의 소설들은 모두 당대의 사회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 즉, 작중 인물이 겪는 고통은 다름 아닌 시대 상황의 부산물로 처리되고 있다. 앞의 2장에서 잠시 언급했듯 그는 문학 작품과 현실 반영 관계에 대하여는 현실이라는 ‘상위 진실(kebanaran hulu)’이 작가의 상상력과 창작과정을 통하여 작품이라는 ‘하위 진실(kebenaran hilir)’로 변화하며, 문학 텍스트를 읽는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작가의 상상력과 하위 진실을 읽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견해는 독자의 문학사회학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써 독서 행위를 현실의 반영에 대한 일종의 감시로 보는 것이다. 강물이 상류에서 시작하여 하류로 향하는 것과 같이 현실이라는 상위 진실이 없이는 작품이라는 하위 진실도 있을 수 없다. 그러니까 쁘라무디아의 견해로는 문학 연구가가 문학 텍스트를 분석하는 작업은 결국 사회 현상에 대한 작가의 반응을 검토하는 것이며 문학 텍스트가 문학 이외의 다른 분과 학문의 학자들에게도 유용한 자료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쁘라무디아의 문학을 몇 개의 키워드로 정리해 본다면 그것은 ‘역사’, ‘저항’, 그리고 ‘인간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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