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역사와 인물로 동유럽 들여다보기』는 동유럽의 역사와 인물별 테마 기행을 들여다봄으로써, 그동안 우리에게 단순하게만 알려져 왔던 동유럽의 여러 역사적 사건들의 세계사적 의미를 살펴보고, 더불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유럽 인물들의 삶과 숨겨진 이야기를 흥미롭고도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출판사 서평
머리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대두된 미국과 소련 블록 간의 체제 경쟁 속에서, 이데올로기적 구분에 따른 ‘냉전(Cold War)’ 개념이 탄생하였다. 냉전 동안 유럽은, 자유 민주주의를 상징하던 미국 블록 하의 ‘서구’, ‘서유럽’과 억압적 사회주의를 대표하던 소련 블록 하의 ‘동구’, ‘동유럽’으로 나뉘게 된다. 즉, 동유럽이란 용어는, 과거 유럽 내 미국 블록을 상징하던 서유럽이란 개념과 대비된, 소련 블록 내 유럽 국가들을 지칭하는 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사회주의 체제 몰락의 상징인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와 동유럽의 민주화 및 자유 민주주의로의 체제 전환은 기존의 이데올로기적 구분에 따라 형성된 동유럽이란 용어의 수정을 필요로 했다. 그 결과 오늘날 동유럽이란 용어는 지리적 개념으로 바뀌어,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은 ‘중부유럽’, 그리고 과거 사회주의 유고슬라비아 연방 지역과 불가리아, 루마니아, 알바니아 등은 발칸반도에 위치한다 하여 ‘발칸유럽’으로 지칭하고 있다.
오늘날 중부유럽과 발칸유럽의 대부분 국가들은 과거 사회주의 체제의 틀을 벗어나 서유럽과 같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로 발전하고 있으며, 더불어 EU와 유로존 가입 등을 통해 유럽의 주요 일원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이처럼 시대적 변화에 따라, 동유럽 용어 상실과 그 개념 또한 변화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우리는 동유럽이란 용어를 심심치 않게 듣고 있으며, 또 자주 사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러한 이유는,
첫째, 동유럽은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관문에 자리해 왔다는 점이다.
둘째, 동유럽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주변 강대국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이들 세력권을 분할하는 주요한 분기점에 자리하여 왔다는 점이다.
셋째, 동유럽은 역사적 요인으로 인해 종교와 문화적으로 서유럽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들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넷째, 역사 속에 비친 동유럽은, 특히 중세 이후로 서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지배적 삶을 오랫동안 경험하여왔고, 따라서 서유럽과는 상이한 민족 및 문화 정체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러한 역사적,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해, 동유럽은 고대엔 훈족과 아바르족 등 아시아 유목 민족의 유럽 침공과 동·서 로마 제국 사이의 틈바구니 속에서, 중세엔 신성로마 제국과 비잔틴 제국 사이에서 힘겹지만 독자적으로 자신들의 문화 발전을 이루어왔다. 하지만, 중세 말 이후부터 근대 말까지 동유럽은 합스부르크 제국(이후,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과 오스만 터키 제국, 러시아 제국과 독일 제국 사이에서 왕국 상실 및 분할의 아픔을 겪어야 했으며, 이후 현대에 들어와서는 프랑스와 독일, 미국과 소련 등 세계적 강대국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민족의 삶을 이어오게 된다. 동유럽 민족들은 양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잠시 독립된 민족 국가 수립 기회를 얻기도 했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에 의해 강요된 사회주의 체제 도입으로 인해 다시 한 번 강대국 하로 예속되는 삶을 이어가야만 했다. 하지만 마침내 동유럽 각국들은 1989년 민주화, 자유화로의 체제 전환에 성공하였고, 오늘날에 들어와서는 유럽의 일원으로서 새로운 미래를 설계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과거, 우리는 주로 서유럽 혹은 서유럽 역사를 전공한 연구자들의 눈을 통해서 동유럽의 역사와 그 특징들을 들여다 보아왔다. 하지만, 동유럽은 서유럽과 달리 가톨릭, 정교, 이슬람, 프로테스탄트가 서로 복잡하게 혼재된 문화권, 유럽의 역사와 문화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쳤던 동?서 로마의 분기점에 위치했다는 역사적 배경 그리고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관문이라는 지정학적 이유 등으로 종교, 문화적으로 매우 독특한 특징들을 보여 왔으며, 이러한 차별성이 바로 동유럽을 흥미롭게 바라보게 하는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책에서는 동유럽 역사 전문가의 눈을 통해 동유럽 역사의 함축적 의미와 세계적 인물들을 들여다보려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유럽에 대한 역사를 보다 균형 잡힌 시각에서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다.
본 책은 동유럽의 역사와 인물별 테마 기행을 들여다봄으로써, 그 동안 우리에게 단순하게만 알려져 왔던 동유럽의 여러 역사적 사건들의 세계사적 의미를 살펴보고, 더불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유럽 인물들의 삶과 숨겨진 이야기를 흥미롭고도 재미있게 풀어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무엇보다도 역사와 인물별 테마 기행 형식을 통해 다소 생소하게만 느껴졌던 동유럽의 역사와 인물들을 일반인들에게 보다 쉽게 소개하고자 한 본 책은, 전문서적과 교양서적 양식을 모두 갖추어 학문적 기대 효과와 함께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그 동안 동유럽에 대해 단순히 여행자 혹은 경제적 협력 파트너로서만 바라봤던 시각을 뛰어 넘어, 보다 깊은 시각과 양질의 역사, 문화적 이해 서비스를 제공받게 될 것을 기대한다.
역사와 인물을 통해 동유럽으로의 테마 기행을 떠나보고자 기획된 본 책의 내용과 구성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전반부에는 주로 동유럽의 전반적 개념 이해를 위한 이론적 설명이, 그리고 후반부에는 역사가적 시각에서 중요하다 생각되는 동유럽 각 국가별 역사와 인물의 주요 테마들을 선별해 독자들의 이해와 관심도를 높이도록 구성되어 있다.
저서 제1장부터 제4장까지는 동유럽에 대한 전반적 이해와 개념 그리고 대략적인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기획되었다.
이 부분의 제1장에서는 동유럽 용어의 학문적 유래와 지정학적 특징, 그리고 각 국가별 간단한 소개와 함께 이들 국가들이 어떠한 특징들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 들여다보고자 한다. 제2장에서는 종교와 문화의 모자이크로써 복잡하게만 느껴졌던 동유럽의 문화적 특징을 소개하기 위해 종교를 기준으로 한 동유럽의 문화권별 특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자 했으며, 이 외에도 크리스트교(가톨릭, 정교, 프로테스탄트)와 이슬람이 동유럽에 어떻게 전파되어 발전하였는지에 대한 역사가적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더불어, 서유럽과는 다른 민족 및 문화 정체성을 지니고 있는 동유럽 민족들의 민족주의 특성인 ‘문화적 민족주의’ 내용에 대해 살펴보고, 이것이 서유럽의 민족주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정치적 민족주의’와 어떠한 차이점을 지니고 있으며, 그 형성 배경은 어떠한 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3장과 제4장에서는 동유럽 국가들 각자의 다양하고 복잡한 역사적 전개 과정과 그 내용들을 살펴보고 있으며, 특히, 이 부분에서는 동유럽 각 국가들의 시기별 역사적 특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그 시기 동안 어떠한 역사적 특징들이 전개되고 있는 지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저서 제5장부터 마지막 장인 제11장까지는 동유럽 각 국가별(총 9개국)로 들어가 해당 국가들의 역사와 유명 인물들의 테마별 설명 등을 통해, 해당 민족의 숨겨진 역사 속 이면과 진실을 소개하고자 한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파란만장한 역사인 만큼, 동유럽에는 세계사적으로 유명한 수많은 역사적 사건들과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다.
동유럽의 각 민족들 모두에겐 찬란했던 고대, 중세의 역사와 문화가 자리하고 있으며, 근대 시대에 들어와 오랜 동안의 외세 지배 속에서도 지배 민족의 압력에 꺾이지 않으며 발전시킨 고유한 민족 정체성을 오늘날까지도 자랑스럽게 간직하고 있다. 더불어, 우리에게 익숙할 만한 현대사적 사건들 또한 동유럽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였는데, 우선 제1차 세계대전의 진원지인 보스니아 사라예보에서의 총격 사건, 제2차 세계대전의 서막을 알렸던 독일군의 폴란드 진군과 아우슈비치 수용소, 그리고 폴란드인 및 유태인 학살에 대한 서독의 진심어린 사과 등을 들 수 있다. 이와 함께 사회주의 체제의 억압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1956년 헝가리 혁명, 1968년 체코 프라하의 봄 그리고 1980년대 폴란드 자유연대노조 운동들도 20세기 주요한 세계사적 사건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체제 전환 전후로는, 끝까지 사회주의 독재를 고수하고자 했던 루마니아 차우체스쿠의 비참한 최후와 사회주의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분열 과정 속에 발생한 유고 및 보스니아 내전, 그리고 1993년 체코와 슬로바키아의 분열로 상징되는 ‘벨벳 혁명’ 및 20세기 마지막 전쟁으로 일컫는 1999년 코소보 전쟁도 동유럽이란 용어를 우리에게 각인시킨 주요한 사건들일 것이다. 이 외에도 수많은 세계사적 사건들이 동유럽과 함께하고 있으며, 본 책에선 이러한 역사들을 다양한 테마 형식으로 풀어보고자 한다.
이와 함께, 동유럽은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러 인물들이 많이 배출된 곳이기도 하다. 우선 폴란드는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와 자신들이 자랑하는 음악가인 쇼팽, 19세기 세계적인 과학자인 퀴리부인 및 교황 요한 바오르 2세를 배출한 곳이다. 헝가리는 고대 로마 시절 유럽인들을 공포로 떨게 했던 훈족의 아틸라를 비롯해 민속 음악에 바탕을 둔 세계적인 음악가인 리스트, 바르토크와 토다이를 배출하였다. 그리고 체코와 슬로바키아에선 귀한 보물 같은 프라하를 안겨준 카를 4세와 종교 개혁의 아버지라 불리는 얀 후스, 체코 음악의 살아있는 신화인 스메타나와 드보르작 및 체코 문학 거장으로 불리는 카프카, 로봇 용어를 탄생시킨 차페크, 자신의 소설을 통해 체코 민주화를 앞당긴 소설가 밀란 쿤데라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천혜의 관광 자원과 역사적 유물이 공존하는 크로아티아의 경우, 이곳은 아시아를 처음으로 유럽에 소개한 마르코 폴로의 고향이기도 하며, 에디슨의 동료이자 경쟁자인 천재 발명가 니콜라 테슬라의 고향이기도 하다. 동유럽의 종교와 문화 모자이크의 대표 지역인 보스니아와 세르비아 또한 페르디난드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처를 암살하여 제1차 세계대전의 단초를 제공한 프린찌프를 비롯해, 소설 <드리나강의 다리>를 통해 유고슬라비아 지역 내 민족 간 조화와 갈등을 승화시킨 것으로 유명한 이보 안드리치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동유럽 내 라틴 민족의 후예로써 전설과 신화의 나라로 일컬어지는 루마니아의 경우, 우리에게는 흡혈귀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민족의 수호 영웅인 드라큘라를 비롯해, 루마니아의 세계적인 예술가들인 콘스탄틴 브랑쿠시, 콘스탄트 게오르규, 게오르게 에네스쿠의 고향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불가리아는 종교와 문화의 발상지답게 키릴과 메토디우스의 제자들인 클리멘트와 나움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곳이자 유산균을 통한 대표적인 장수 국가로 이름난 곳이라 할 수 있다.
세계적 역사와 인물별 테마 기행을 통해 동유럽의 사회와 문화 속을 하나하나 들여다보고자 한 본 책에서는, 동유럽 각 국가의 테마별 전개에 있어선 고대부터 현대까지 역사적 시기에 따라 차례대로 구성하고 있다. 인명 등 고유 명사의 원어(동유럽 인명의 경우 현지 이름에 기초) 및 년도 표기(생애 및 재임 기간) 등은 가장 먼저 나오는 경우에 한해 한 번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다만, 동유럽에 해당하는 고유 명사의 경우엔 본 책의 제5장부터 시작되는 동유럽 각 국가별 들여다보기에서 먼저 적용하고 있다. 더불어, 각 장의 여러 곳에 배치되어 있는 <동유럽 역사와 인물 속 한 마디>란 항목에선, 우리에게 친숙하거나 혹은 이해하기 어려운 주제들을 선별해 보다 쉽게 설명하거나 정리해줌으로써, 동유럽을 친밀하게 들여다보고자 하는 일반인들에게 보다 많은 흥미를 유도하고자 노력했다. 이와 함께, 역사와 인물들을 테마별로 살펴보는 각 국가별에선, <쉬어가기>란 항목을 통해 동유럽 각 민족들이 즐기는 주요 음식과 특징적인 음식 문화들을 소개함으로써 동유럽에 대한 일반적인 흥미를 보다 높이고자 했다.
끝으로, 동유럽 역사를 오랜 동안 연구하고 있는 역사학자의 입장에서, 비록 모든 동유럽 국가들을 다루지는 못했지만, 동유럽의 전반적인 역사와 문화, 종교, 지정학적 특징 그리고 동유럽 주요 국가들의 세계사적 사건들과 인물들을 전문가적 시각에서 다루고, 이를 일반인들이 보다 사실에 근거하여 동유럽을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 본 작업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인문학 서적 출판의 어려움 속에서도, 본 책이 동유럽을 궁금해 하는 일반 독자들에게 소개될 수 있도록 출판을 허락해 준 한국외국어대학교 출판부에게 감사의 글을 먼저 올린다. 더불어, 이러한 글이 나오기까지 많은 도움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학과 교수님들과 학문적 배를 같이 탄 한국외국어대학교 동유럽학대학 교수님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마지막으로 급한 원고 일정 때문에 주말마다 도서관에 간다는 핑계로 제대로 된 가장 역할을 못한 나를 이해해준 가족에게 사랑스런 고마움과 미안함을 함께 전한다.
자 지금부터, 동유럽 그 역사와 인물 속으로 즐거운 테마 기행을 떠나보도록 하자.
2011년 4월 17일
하얀 목련과 벚꽃이 봄 냄새를 한껏 풍기는 토평 도서관에서
저자
리뷰
상품평
아직 상품평이 없습니다.
팝업 메시지가 여기에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