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초판발행 2024.01.31
국제경제를 다루는 시스템은 현재 중대한 국면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20세기 국제통상의 발전을 이끌었던 다자주의(multilateralism)는 점점 힘을 잃어가고, 대외 경제정책에서의 자국 우선주의는 무역에서의 보호주의(protectionism) 경향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축적된 이러한 보호주의의 에너지는 지금까지 이루었던 국제통상 체제에서 다양한 변화를 초래하였습니다. 미국은 소위 “America First” 정책을 통해 WTO로 대표되었던 다자주의 무역체제의 변경을 요구하였고, EU는 “Brexit”를 거치며 그동안 이루었던 지역통합에 대한 철학이 도전을 받았습니다. 한편, 중국은 반도체 굴기 등을 통해 국제경제에서 미국과 양강 체제를 형성하려는 구체적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계 경제와 무역시스템에 대한 변화 속에서 국가들은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분야에서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통상문제의 핵심에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도전과 응답이 있습니다. 오래 전 인류가 선박을 통해 바다를 이용하게 되면서 국제사회는 각종 상품의 운송 및 물류시스템을 발전시키게 되었습니다. 1900년대 다양한 금융상품의 도입과, 각종 서비스의 발전은 새로운 무역형태를 제공하게 되었으며, 20세기 말 지식재산권이나 노동, 환경 등 새로운 쟁점들과 연계된 통상문제는 언제나 기존 시스템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디지털” 시대를 맞아 다시 한번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소위 “디지털 혁명”은 기존의 법과 제도, 그리고 다양한 정책에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고 또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하였던 낯선 문제들을 남겨놓을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쟁점들은 비단 어느 한 특정 학문의 영역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의 통합적 논의를
요구하는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2023년 초 평소에 디지털통상에 관심을 두었던 몇 명의 교수, 연구자 및 실무가들이 모여 디지털통상 분야에 대한 기존의 논의를 정리하고, 이를 이해하는데 기본이 될 교재를 만들자는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이후 이 교재를 만들기 위해 포함되어야 할 내용을 선정하고, 해당 부분을 어떻게 작성할지 토의하였으며, 수차례의 공식·비공식 회의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작업을 함께 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동작업의 결과가 지금 마주하게 된 『디지털통상론』입니다.
그러나 학문적 배경이나 접근 방법이 다르고, 또한 전공이나 글을 쓰는 방법 등에서 많은 차이를 갖고 있는 다수의 연구자들 그리고 실무자들이 모여 함께 한 공동작업은 부분적인 한계도 함께 보여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영어단어에 대한 번역도 문맥에 따라 또는 각 장(chapter)을 작성한 사람에 따라 다르게 표기된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장을 담당하는 연구자들은 가능하면 이를 통일하고자 노력하였지만 마지막까지 완벽한 통일성을 만들어내지는 못했습니다. 또한 ‘디지털통상’을 다루는 교재로서 가능하면 현재 논의되는 디지털통상 분야에서의 다양한 사안들, 예를 들어 ‘디지털경제와 조세’ 등 많은 쟁점들을 내용에 포함시키고자 하였습니다만 참여인력의 한계 또는 주어진 시간적 제약 등으로 처음 예상했던 모든 분야들을 포함시키지는 못하였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어쩌면 이번 교재에서의 한계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점들은 향후 본 교재를 개정하면서 좀 더 완결성을 갖춰가도록 하겠습니다.
‘디지털통상연구회’는 현재 디지털통상, 디지털경제 분야에서의 전문가를 지향하는 교수, 연구자 및 실무가들의 모임입니다. 이 교재는 지금까지 디지털통상 분야를 연구해 온 저자들의 자기 고백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수줍은 고백이 될 수 있는 이 교재를 출간하기 위해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우선 본 교재를 출판하기까지 전반적인 작업은 영남대학교 노재연 교수님께서 맡아서 수고해 주셨습니다. 또한 박영사 탁종민 대리는 촉박한 출판일정 속에서도 저자들의 원고를 검토하고 통일성과 일관성을 위해 마지막까지 많은 노력을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본 교재의 출판을 허락해주신 안종만 회장님, 안상준 대표님, 조성호 이사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아무쪼록 본 교재를 통해 독자들이 변화하는 디지털통상 환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본 교재가 변화하는 국제통상 환경에서 직면한 도전에 응답하며, 디지털통상의 국제질서를 형성하는 데 우리나라가 선도국가로서 활약할 수 있는 기초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2024년 1월
디지털통상연구회를 대표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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