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발터 벤야민에 의하면, 망각된 것을 기억해 내는 과정에는 구원의 가능성이 담겨져 있다고 합니다.
우리 삶에서 망각된 것은 사실 망각된 것이 아니라지요. 많은 경험들은 망각되어 사라져버린 것 같지만, 깊이 저장되었다가 끊임없이 돌아오고 또 돌아옵니다. 조각난 파편들로 문득문득 돌아오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조각난 파편들로 돌아오는 망각되었던 과거는 끝내 그 전체적인 의미가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기억하려는 우리의 노력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끝내 그 의미를 드러낼 수 없기 때문에, 기억하려는 우리의 노력은 고통의 과정이 되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제대로 살아내지 못했다는 책임감 때문에, 과거를 기억하려는 노력이란 더욱 고통스러운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고통의 과정은 잃어버린 우리의 시간을 되찾는 과정이고,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기억을 통해서 우리의 삶은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망각되었던 과거는 되찾은 그 기억 안에서 나의 삶 안에 새롭게 머무를 수 있게 되겠지요.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부활하는 것입니다. 그 부활이란 저 너머 또 다른 세상에서가 아니라 이 세상에서의 다른 삶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그 기억을 안고 이 세상에서 조금은 달리 살 수 있게 될 테니까요. 그래서 벤야민은 망각된 것을 기억해내는 과정에는 구원의 가능성이 담겨있다고 말하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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