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고운 것은 고약하고, 고약한 것은 고와라.” 극의 처음에 등장한 세 마녀들은 이 말을 남긴 채 안개 속으로 사라진다. 맥베스의 첫 번째 대사 역시 “이렇게 고약하면서도 고운 날씨는 난생 처음이군.”이라며 마녀들의 말을 환기시킨다. 얼핏 모순처럼 들리는 이 말은 ‘equivocate’라는 단어와 함께 작품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변주되면서 맥베스의 삶뿐 아니라 극의 큰 흐름을 형성한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에서 유일하게 악한 영웅을 다루고 있는 맥베스는 1606년에 쓰였고 그 해에 상연된 것으로 추정되나 기록에는 1611년 글로브 극장에서의 무대가 최초의 공연으로 남아 있다. 맥베스는 많은 명대사를 남겼으며 특히 5막 5장의 “차후에 죽었어야 했는데”로 시작하는 독백은 후대의 많은 작품들의 제목으로 활용되었다. 맥베스의 한 독백의 구절들이 여러 작품의 제목으로 거듭 탄생하며 다른 작품이나 글에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것은 작품 『맥베스』의 매력을 대변한다.
단순한 가독성과 의미의 정확성만을 위해서 작가 특유의 언어유희를 희생시키기에는 셰익스피어의 언어적 기교는 그 울림이 크다. 역자는 한글의 자연스러움과 작가 특유의 표현 사이에서 저자의 고유한 표현을 살리고자 한다.
본문 중에서
맥베스는 “시인의 상상력”을 지니고 있으며 바로 이 상상력을 통해 양심과 명예에 대한 암시들을 접하게 된다(Bradley 268). 약간 달리 말하자면, 맥베스의 양심과 명예에 대한 존중이 오히려 상상력을 통해 전달되었다고 설명될 수도 있다. 그의 시적 상상력에 힘입어 양심에 떨고 있는 맥베스의 내면은 폭군이라는 외관에 균형을 잡아준다. 범행을 저지르기 전
맥베스는 죄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섬세한 상상 속에서 맥베스는 던컨 왕을 살해하는 것이 자신의 본성을 거스르는 것이며, 자신의 친척인 던컨 왕에 대한 인간된 도리를 어기는 것이며, 자연 질서에 어긋나는 행위임을 지속적으로 암시받는다. 영어 단어 ‘nature’는 일차적으로 ‘자연’이나 ‘본성’을 뜻하며 이외에 ‘선량한 본성,’ 특히 부모 자식 간의 ‘인간다운 정(情)’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신체적 힘,’ ‘생명력,’ ‘성적 욕구,’ ‘몸을 지탱하는 생명의 활동’ 등을 포함하여 그 의미의 폭이 꽤 넓다. 때문에 맥베스가 선한 본성을 어긴 것에 대한 암시는 여러 가지로 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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