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일제강점기 시대, 여성들의 사회활동에 제한이 있었음에도 김일엽, 나혜석 등과 함께 이른바 신여성으로 불리며 시와 소설, 산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해온 작가가 있었다. 바로 봉건적 가부장제에 저항하며 여성해방을 부르짖은 선구자이자 한국 최초의 여성 소설가인 김명순이다. 남성 작가가 주류를 이루었던 문단에서 배척되고, 악의적인 루머에 시달렸던 그녀는 척박한 땅에서 피어난 민들레와 같았다. 김명순의 전기적 삶에 소설적 상상력을 가미하여 그녀의 생애와 문학을 엮어낸 것이 이 소설집의 표제작인 중편 「백 년의 민들레」이다.
김명순은 서울 진명여학교를 졸업한 뒤 1917년 잡지 『청춘(靑春)』의 현상소설에 응모한 단편소설 「의심의 소녀」가 당선되어 탄실, 망양초 등의 필명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했으며 1925년 창작집 『생명의 과실』을 간행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 사회는 김명순을 결코 용납하지 않았다. 도쿄에서 유학하던 도중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생의 딸이라는 출신이 주홍글씨가 되어 헤픈 여자라는 오명을 쓰게 되었고, 남성 문인들의 끊임없는 인격살해와 괴롭힘, 지독한 추문이 끊임없이 그녀를 따라다녔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남성 중심의 문단에서 꿋꿋하게 대항하며 김명순은 서정과 민족 해방을 노래한 시 100여 편과 가부장제의 모순을 고발한 소설 20여 편, 그 외에 평론과 희곡, 번역시 등을 발표했다. 그러나 평생 가난과 고통 속에 시달리던 그녀는 결국 일본의 한 정신병원에서 삶을 마감하고 만다.
근대문학사에서 철저하게 외면받고 배제되었던 그녀는 세상의 불평등과 불합리에 침묵하지 않고 문학으로써 해방과 자유를 꿈꿔온 것이다. 시대를 앞서나가며 수많은 작품을 꽃피운 그녀의 문학성과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는 요즘, 이 소설을 반드시 읽어야 할 이유를 깨닫는다.
중편 「백 년의 민들레-여성소설의 기원」 이외에도 이번 소설집에는 네 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가족 제도에서 소외된 노년의 이야기를 담은 「해바라기」, 민주화운동의 과정에서 희생당한 한 고교생의 후일담인 「기억의 이분법」, 우울증에 걸린 여성의 이야기인 「M」, 다단계에 빠진 여성의 이야기인 「해수」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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