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스페인어의 나이는 몇 살쯤 되었을까? 말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으며, 글은 또 언제부터 쓰이기 시작한 것일까? 라틴어에서 유래한 것이라면, 언제부터 또 무슨 근거로 라틴어가 아닌 새로운 언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라틴어에서 유래하지 않은 어휘들은 어디서 온 것일까? 동음이의어나 이형동의어 관계에 있는 어휘들은 서로 어떤 관계일까? 이 책에서는 이와 같은 물음에 대한 대답, 즉 스페인어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다루고 있다.
책 속으로
1.1. 인도유럽어의 갈래와 스페인어
현재 유럽에서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언어를 인도유럽어 계통의 언어라고 부른다. 인도유럽어란 이 언어들이 과거에 하나의 공통 조어(祖語)에서 유래됐을 것이라는 가정하에서 붙인 이름이다. 그러나 이 인도유럽어가 정확하게 언제 어디에서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이는 후세에 유럽의 각 언어 상호 간의 음성적, 형태적 또는 문법적 유사성에 근거해, 상호 비교를 통해 이전 언어 단계를 재구성한 가상의 언어 단계일 뿐이다.
인도유럽어 또는 그 언어를 사용했던 종족의 기원에 관한 가설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먼저, 가장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설은 쿠르간 가설로써, 1956년에 리투아니아의 마리야 김부타스가 제기한 이론이다. 약 5-6천 년 전 현 우크라이나에 해당하는 흑해와 카스피해 북쪽에서 발달한 ‘쿠르칸 문명’에서 발원했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1987년 영국의 앤드류 콜린스 렌프루는 약 8-9천 년 전 현 터키에 해당하는 아나톨리아에서 발원했다는 아나톨리아 가설을 주장했으며, 2015년 알렉산더 나쉬는 아르메니아 기원 가설을 주장했다.
쿠르간 가설에 따르면, 유럽 각 언어의 조어(祖語)라고 가정되는 원 인도유럽어를 썼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종족을 ‘아리아족’이라고 부르는데, 기원전 25-20C 경 또는 더 이전에 코카서스 지방에서 유럽, 중앙아시아, 이란, 인도 등지로 퍼져나갔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유럽, 중앙아시아, 페르시아, 인도의 여러 언어가 서로 많은 유사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인도유럽인들은 13세기경 중부 유럽에서 남하하기 시작했으며, 차츰 이베리아반도까지 들어왔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스페인어가 이 인도유럽어 조어(祖語)로부터 직접 유래된 것은 아니다. 발전 단계별로 각 언어가 분할된 분지의 마디에 해당하는 언어 단계들이 중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유럽어는 크게 사템어군과 켄툼어군으로 대별된다. satem ‘사템’은 슬라브어로 100을, centum ‘켄툼’은 라틴어로 100을 가리키는 말이다. 즉, 100을 가리키는 어휘의 유사성을 중심으로 크게 둘로 나눈 것이다. 사템어군에는 발트-슬라브어족, 인도-이란어족, 아르메니아어족, 알바니아어족이 포함되며, 켄툼어군에는 게르만어족, 켈트어족, 그리스어족, 라틴어족이 포함된다. 이 중에서 스페인어는 켄툼어군의 라틴어족에서 갈라져 나온 로망스어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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