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현대사회는 문화를 해석하는 방법으로 디지털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네트워크의 발달, 디지털은 미디어 생태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만물의 디지털화’는 ‘낡은’ 모든 매체(어떤 식으로든 콘텐츠를 전달하는 모든 것)를 대체하겠다고 위협하는 한편, 이동이 편리하며, 검색이 가능하고 편집과 공유를 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냈습니다. 또한 매스미디어의 근대적 공중의 개념에 가까운 ‘독자’의 개념에도 많은 변화를 가지고 왔습니다. 일방적인 수용자적 태도의 ‘독자’가 아닌 적극적 참여가 가능한 ‘이용자’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 책을 구매하고 이 첫 장을 보고 계실 여러분도 나만의 콘텐츠를 적극적인 자세로 직접 만드는 ‘참여 이용자’일 것입니다. 이 책은 크게는 스마트 환경과 콘텐츠, 전자책의 이해, HTML의 기초부터 Sigil을 통한 ePub2, ePub3의 도출 과정에 도움을 주고자 했습니다. HTML5, CSS3, JavaScrip 등을 통해 다양한 매체 중 APP, WEB, ePub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안내서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하길 바랍니다.
책 속으로
1 스마트 환경과 콘텐츠
1. 미디어 진화과정
“미디어의 발달은 인간 ‘감각기관의 확장’이며, 이를 통해 인간 본질이 변화된다.”라고 먀살 맥루완(M.McLuhan)이 이야기했듯 인터넷과 네트워크의 발달은 인간을 초(超)연결 사회로 만들었다.
인간에게 미디어의 역사는 곧 커뮤니케이션의 역사이다. 구어 커뮤니케이션에서 시작된 미디어가 문자, 문자에서 인쇄 미디어, 인쇄 미디어에서 라디오로 이행, 라디오에서 TV(흑백·칼라)로, TV에서 컴퓨터와 양방향 디지털 미디어로 근본적으로 패러다임이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말하자면 문자로 각인된 커뮤니케이션 문화에서 영상 커뮤니케이션 문화로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미디어의 이행 과정은 사회적·문화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모든 미디어는 각각의 그 필요성에 대한 하나의 반응이자 동시에 또 다른 발전을 위한 자극이 되기도 한다. 결국 미디어의 이용과 사회적 구조, 사회 문화 간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누구도 부정하기가 어렵다.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의 독특한 미래 모습을 옥타브 우잔느와 알베르 로비다의 삽 화집 《책의 종말(La Fin des liver)》에서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다(그림 1-2). 본래 이 책은 1894년 프랑스에서 《에서광 이야기(Contes pour les bibliophiles)》 총서로 출간되었다. 우잔느는 ‘정적인’ 인쇄물 대신 오늘날의 ‘주문형(on demand)’과 같은 플랫폼을 사용해 모든 콘텐츠가 (실시간으로 그리고 녹음된) 음성을 통해 전달되리라고 미래의 출판을 묘사했다. 마찬가지로 1910년 프랑스 작가 빌레마르는 2000년 파리의 미래 모습을 보여주는 엽서 시리즈2를 만들었다(그림 1-3).
이 시리즈는 오디오가 종이를 대체하는 개념을 훨씬 명쾌하게 보여주고 있다. 오늘날의 오디오북을 예견한 것처럼. 이 엽서에는 실린더 유성기에 녹음된, 자신이 좋아하는 신문을 축음기로 듣는 한편, 개인적인 서신 교환을 위해 동일한 매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학생들은 정체 모를 기계와 연결된 천장의 헤드폰을 통해 강의를 듣는데, 선생님이 기계에 책을 넣으면 책의 콘텐츠가 변환되어 나오는 모습이다. 우잔느와 빌레마르가 상상했던 목소리의 잠재성은 그 당시에는 라디오의 탄생으로 실현된 것으로 보인다.
라디오 시대 이후 차세대 매체는 영상 스트리밍을 지원하는 텔레비전이었다. 텔레비전의 탄생은 20세기 후반까지 모든 매체를 통틀어 가장 널리 확산된 지배적인 매체로 남아있다. 매스 미디어와 이들의 역할은 종이가 할 수 없는 즉시성·동시성·다발성 등 속도와 범위를 확산시켰다.
인쇄 미디어인 종이가 보편적 매체였을 시대엔 텍스트가 출판물(신문, 단행본, 교과서, 잡지)을 통해 콘텐츠가 불특정 다수에게 일방적으로 전달되었다. 하지만 인터넷 네트워크의 발달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뒤엉킨 새로운 쌍방향 문화를 만들어냈다. 디지털 기술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여 상호 작용할 수 있는 공간(플랫폼)을 만들어 서로를 위한 가치 창출을 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이는 플랫폼의 범위, 속도, 편의성, 효율성 등을 확대시켰다. 새로운 기술의 발전은 접근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이로써 개인 창작자들에게 힘이 이동되기 시작했다.
미디어의 진화과정을 연구한 피들러(Fidler,1999)는 새로운 미디어가 스스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피들러는 매체 변화의 여섯 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그 첫째는 공동 진화와 공존(co-evolution and coexistence)이다. 모든 미디어의 형태는 계속 확장되고 있고 서로 공존하고 공동 진화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변형(meta morphosis)이다. 새로운 미디어가 독자적으로 탄생하는 것이 아닌 기존의 미디어가 점진적으로 변형되어 발전하여 변화하는 과정 가운데 생긴다는 것이다. 셋째는 유전(propagation)이다. 기존 미디어에서 독특한 것을 물려받아 새로운 미디어 형태로 진화 한다는 것이다. 넷째는 생존(survivor)이다. 결국 새로운 미디어는 사람들의 사회적 문화 가운데 살아남아 지속되어야만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섯째는 기회와 필요(opportunity and need)이다. 새로운 미디어가 지속되고 확산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동기가 있어야 한다. 또한 발전의 기회도 제공되어야 한다. 여섯째는 확산의 지연(delayed adoption)이다. 새로운 미디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린다. 기술은 너무 빠르게 변화하는 반면 우리의 생활 습관·문화는 한두 세대가 지나서야 우리의 삶 가운데 자리 잡기 때문이다.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미디어 패러다임은 ‘변화’를 넘어서 ‘개혁’을 겪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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