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영조의 식사정치』는 영조(英祖)가 특정 시기(1744년 9월 9일부터 9월 10일과 같은 해 10월 4일부터 10월 7일)에 베풀었던 궁중 잔치들로 한 걸음 더 들어가, 연향의 ‘함께 먹기’를 통해 그가 행한 ‘식사정치(commensal politics)’의 특성과 의미를 규명하는 데 목적이 있다. 다시 말해 연향이라는 ‘상징적 함께 먹기’를 통해 이루어지는 전근대사회의 ‘먹기 공동체(eating community)’의 상징적 소비 방식과 영조의 정치적 의도의 연관성을 살펴보려는 것이다. 제1장에서는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왕의 음식과 식사, 연향을 성리학적 이념과의 관계에서 조망한다. 제2장에서는 연향의 제도적 측면[禮制]이 정비되면서 구축된 절차·예법·종류 등이 규범적 질서로 자리 잡는 양상을 논의하고, 제3장에서는 조선 중기 이후 정치사회적 변화가 초래한 명분론적 예(禮)의 강화가 왕에게 요구한 내적 태도와 조선 후기의 연향이 간소한 진연(進宴)으로 정착된 정황을 살펴본다. 제4장에서는 일련의 연향을 베풀기까지 영조가 처했던 정치적 환경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그의 방안, 제5장에서는 입기로소 때 베풀어진 ‘형식적 함께 먹기’의 상징적 의미, 제6장에서는 ‘숭정전갑자진연’의 ‘의례적 함께 먹기’에 나타난 ‘식사정치’의 정치적 함의, 제7장에서는 기로연의 ‘선택적 함께 먹기’가 내포한 ‘식사정치’를 조망한다.
책 속으로
우선 이 책의 출간 배경을 밝혀 두고자 한다. 몇 년 전 같은 연구센터의 서종석 교수님이 ‘함께 먹기(commensality)’에 대한 공동 연구를 제안했고, 그 성과를 세미오시스(기호 활동)의 관점에서 ‘매체성(mediality)’과 ‘물질성(materiality)’의 문제를 다룬 세미오시스의 매체성과 물질성(세미오시스 학술총서에 「매체로서의 음식: ‘먹는 인간’에 대한 시론」과 「연향의 정치학: 영조대 ‘숭정전갑자진연’을 중심으로」라는 두 편의 글로 실은 바 있다. 매체의 관점에서 전자는 “음식이라는 물질을 ‘사이 존재’로 규정”해 논의했고 후자는 조선 후기 이후 궁중연향의 프로토콜이 된 ‘숭정전갑자진연’의 ‘상징적 힘’을 밝혔다. 성리학의 이념에 따라 까다롭고 복잡한 ‘의례적 식탁’인 연향의 정재(呈才; 춤과 노래), 도상(圖像), 복식, 기물, 공간, 음식의 배설(排設) 등에 대해서는 여러 학문 분야의 연구 성과에 의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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