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함께 살아가는 문제는 천천히 생각하기로 해요. 당신에게는 두 딸이 있고 내게도 아들이 있으니 어떤 경우에도 아이들의 마음 한 곳에 그늘이 지게 해서는 안되니까요. 한 쪽 부모가 어떻게 외롭게 되었느냐가 자녀들에게 중요한 문제가 될 것 같아요. 당신은 아내와 사별이라 당연히 아빠의 외로움이 제일 걱정이 될 수 있겠지요. 하지만 내 아들은 아빠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엄마가 다른 사람과 재혼하는 문제는 당신의 경우와 많이 다를 수 있다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어요. 아이에게 이미 견디기 어려운 충격을 준 엄마인데 자칫하면 또 다른 충격을 안겨 줄 수 있다는 걸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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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민주 씨의 입장이 다른 점이 있다는 걸 잘 았겠어요. 우리가 재혼을 하게 된다면 그 시기와 형태는 민주 씨가 정해도 좋습니다. 다만 우리의 남은 인생 든든한 반려자로 걸어가요.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가족이나 친지들에게 널리 알리고, 안 알리고, 여부에서부터 우리 두 사람의 동거 형태에 이르기까지 당신이 하고 싶은대로 해요. 다만 우리가 만나기 전의 각자의 과거 문제는 누구에 대한 미련이든, 후회든, 원망이든, 그 어떤것이든 모두 잊기로 해요. 서로 묻지도 말고. 우리가 만나기 이전의 문제들은 우리 앞에는 전연 문제가 되지 않아요. 그 두가지 신실한 약속과 터전에서 나는 당신을 내 반려자로 받아드리고 싶으며 당신 또한 나를 받아주기 바라요.
… 본문 중
우연(偶然)의 양편(兩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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