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자바 우체부길』은 인도네시아를 제대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그동안 인도네시아와 관련하여 건성으로 출간된 책이 적지 않다. 고영훈 교수는 인도네시아를 전공한 학자로 자바 우체부길 1,000킬로미터를 돌아보며 ‘저항’이라는 키워드로 인도네시아의 과거와 현재를 이야기하고 있다. 단순히 문화유산을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인도네시아학에 입문한지 40년을 넘기면서 자신이 느꼈던 인도네시아를 이 책에 녹여내고 있다. ‘알지 못하면 사랑하지 못한다’라는 인도네시아 속담이 있다. 인도네시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수더분한 안내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으로
만약 인도네시아 어느 한적한 시골의 도로표지판에 수라바야까지 100킬로미터 남았다는 표지가 있다면 수라바야의 어느 지점까지의 거리를 말하는 것일까? 수라바야 시청? 아니면 수라바야 기차역까지일까? 아니다. 수라바야 우체국까지의 남은 거리를 말한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인도네시아에서 그만큼 우체국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뜻한다. 적어도 200년 전에는…… ‘자바 우체부길’은 자바의 서쪽 끝 아냐르(Anyar)에서 동쪽 끝 빠나루깐(Panarukan)까지 1,000킬로미터에 달하는 도로를 말한다. 인도네시아를 전공하는 학자로서 오래전부터 이 우체부길에 관심이 있었고 이 우체부길이 주는 의미를 반추해보고자 했다. 나는 그 길을 따라가 보기로 하였다. 자바 우체부길을 달리면서 떠오르는, 이 길이 지나가는 지역과 연관된 스토리들은 흡사 하나의 변주곡과 같아서 그들의 식민통치 세력에 대한 저항의 이야기, 패배에 대한 회한의 절망감, 그리고 그들의 선조들이 이룩한 찬란한 문화유산에 관한 독백이었다. -머리말 중에서-
출판사 서평
인도네시아의 찬란한 문화유산, 자바 우체부길
한국외대 지식출판원은 대학의 인적 인프라를 통해 세계문화유산답사기 제작을 기획했으며, 그 두 번째 책자로 말레이·인도네시아어과 고영훈 교수의 인도네시아 문화유산 답사기인 『자바 우체부길』를 발간했다. 앞으로 “스페인 산티아고 길”, “에딘버러”, “영국 문학의 원류를 찾아서” 등의 책들이 이어 나올 것이며, 외대 지식출판원은 전 세계 문화유산 답사기 100권을 목표로 시리즈를 발간할 계획이다.
태평양과 인도양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한 ‘줄 풀린 진주 목걸이’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불교 유적지 보로부두르 사원을 건축했던 문명국이었다. 페르난데스 아르메스토는(Fernandez-Armesto) 15세기의 시점에서만 본다면 전 지구적 헤게모니 쟁탈전의 우승 후보를 꼽는다면 자바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자바는 인도양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어서 지정학적으로 매우 유리한 데다가, 아주 넓은 지역에 걸쳐 조공관계를 유지하면서 언제든지 군사적으로 공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었으며, 조선 지도 항해와 같은 기술적 요소도 매우 발달해 있었다. 따라서 장래 가능성을 본다면 스페인이나 포르투갈보다는 자바가 더 유리했다. (주경철, 대항해 시대). 실제로 자바 드막왕국의 빠띠 우누스왕이 말라카에 주둔해있던 포르투갈 군을 공격하기도 했다.
이러한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에게 식민통치를 받으면서 쇠락의 길로 빠져들었다. 근대화의 중요한 시기를 포함한 350년의 식민통치는 인도네시아의 지속가능했던 성장을 멈추게 만들었다. 이른바 ‘자바 우체부길’도 네덜란드 식민통치 정부가 그들의 식민통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건설한 도로이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자바 우체부길은 자바의 서쪽 끝 아냐르(Anyar)에서 동쪽 끝 빠나루깐(Panarukan)까지 1,000킬로미터에 달하는 도로를 말한다. 이 도로는 1808년 당시 인도네시아를 통치하던 네덜란드 식민통치 정부 다엔델스(Herman Willem Daendels) 총독의 주도로 건설되었다. 새로 건설한 구간도 있지만 대부분의 구간은 폭이 좁은 기존의 도로를 너비 7.5미터의 왕복 2차선 도로로 보수한 것이다.
이 도로를 건설하면서 다엔델스 총독은 인도네시아인 12,000명을 죽게 만들었다. 다엔델스는 단 시간 내에 공사를 끝내기 위하여 지역별로 작업을 할당하고 기한 내 작업량을 완수하지 못하는 구역의 책임자를 작업 구역의 나뭇가지에 매달아 죽였다. 해당 작업 구역의 책임자는 자신이 죽임을 당하지 않기 위하여 휘하의 근로자들을 혹독하게 다그칠 수밖에 없었고 열대우림 지역에서의 무리한 부역은 많은 현지인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2억 6천만 인구의 자원부국 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의 중요한 교역 및 투자대상국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11월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신 남방정책’을 발표하고 아세안(ASEAN) 관계를 4강국 수준으로 격상한 것도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국가의 중요성을 인식한 데에서 비롯되었다. 우리나라는 인도네시아에 잠수함, 고등훈련기 T-50 등을 수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역시 우리나라를 그들의 주요 경제성장 모델로 삼고 우리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 책은 인도네시아를 제대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그동안 인도네시아와 관련하여 건성으로 출간된 책이 적지 않다. 고영훈 교수는 인도네시아를 전공한 학자로 자바 우체부길 1,000킬로미터를 돌아보며 ‘저항’이라는 키워드로 인도네시아의 과거와 현재를 이야기하고 있다. 단순히 문화유산을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인도네시아학에 입문한지 40년을 넘기면서 자신이 느꼈던 인도네시아를 이 책에 녹여내고 있다. ‘알지 못하면 사랑하지 못한다’라는 인도네시아 속담이 있다. 인도네시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수더분한 안내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리뷰
상품평
아직 상품평이 없습니다.
팝업 메시지가 여기에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