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질문의 힘은, 질문을 위해 채택되는 수단과 항이 소수의 공리적인 개념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의 의도, 목적, 조건 자체가 이미 새로운 시선을 부여하는 응시의 지점으로, 또한 질문을 실현가능한 구체적인 예측으로 전환시키는 잠재-가능-태로 제기되는 순간에서만 발휘된다. 그런 의미에서 서양 철학사를 되돌아볼 때면 언제나 ‘주체’라는 하나의 개념이 다른 개념들의 힘을 사로잡고 있다. 물론 이 주체가 새로운 장과 새로운 출현 속에서 다양하게 새로운 기능을 건설하고 발견하고 변용시키면서 말이다. 그러나 주체가 주체인 이상, 주체가 그 자체로 가지는 그 모든 것들의 궤도와 틈새를 벗어나는 질문이 되지 못하는 한, 주체는 그저 주체로서 머물고 결국 주체는 그 항구적인 치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때문에 주체에 대한 문제들을 결정하고 제기하는 이 ‘힘’이 결국 한계에 부딪혔다면, 혹은 그것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발화를 끝냈다면, 그래서 마침내 주체가 전복될 응시의 지점에까지 도달했다면, 이제 이 문제의 발상을 온전히 새로운 영토에서 찾아도 되지 않겠는가. 물론 그것도 한 번도 제시되지 않았던 문제는 아니지만, 그러나 한 번도 제대로 결합되거나 재포착되지 못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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