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촘스키의 생성 문법학이 우리를 웃게 할 수 있을까?
Chomsky, 이분은 정말 대단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1928생으로 이미 90세를 넘겼지만, 그의 전 일생을 통해 어디서 그런 지속적인 학문적 아이디어와 이 세상의 여러 문제를 향한 정력이 솟아나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어떤 사람들은 “촘스키 그분은 대단한 분이지만 표현력이 뛰어나진 않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 말을 하는 사람들은 분명 촘스키의 전문적인 연구물을 읽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 주로 언어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확실히 그렇다. 그의 전공 논문을 읽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래서 어떤 학자는 “Chomsky 교수의 논문이나 저서를 읽을 때는 단순히 글자만 읽을 것이 아니라 반드시 행간을 읽어야 한다(read between the lines)”고도 한다. 그러나 글자 없는 행간을 읽기가 어디 그리 쉬운 일이던가? 더구나 촘스키는 “생존하는 가장 중요한 지성인(the most important intellectual alive「The New York Times」)”이요, “생존하는 저술가 중 가장 많이 인용되는 저자(the most cited living author 「Chicago Tribune」)”이고, 나아가 국제적인 시사주간지인 Newsweek에 의하면 Galileo, Descartes, Newton, Mozart, Picasso와 같은 역사상 최고 수준의 천재들에 비유되는 사람이다. 그러니 필자 같은 초심자가 그의 저작에서 행간을 독파해내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으로서 이렇게 ‘중국어 최소주의 생성문법 13강’이라는 제목을 달고 책을 내는 데는 것은 두 가지 목적이 있다.
책 속으로
제3강 단어
‘단어(word)’란 무엇인가? 비유하자면, ‘단어’는 마치 문장의 집을 짓는 벽돌 같다. 건축물을 잘 쌓아 올리기 위해 이 벽돌들의 속성을 잘 이해해야 한다. ‘소재’에 따른 벽돌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단어에 대해 알아보자.
1. 정의와 속성
단어는 그 구조, 크기, 속성등에 따라 매우 다양한 정의가 가능하다. 우리는 제2강에서 언급한 ‘자질’에 근거하여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1) 단어(word)는 자질 집합체(Feature Inventory)이다.
‘자질 결합체’란 무슨 말인가? 단어는 여러 자질들로 구성된 복합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단어 속에는 어떤 자질(/정보)들이 들어있을까? 그 속에는 다음과 같은 여러 종류의 자질과 정보들이 저장되어있다.
(2) 단어 속에 저장되는 자질과 정보
[단어]
a. 음운자질(phonetic features)
b. 범주자질(category features)
c. 의미자질(semantic features)
d. 격자질(case features)
e. 일치자질(agreement features)
f. 어휘의미
g. 내용어/기능어
그렇다면 단어 ‘dog’의 자질 및 정보들을 들여다보자.
(3) dog의 자질과 정보
[ (a) /d?(:)?/,
(b) N(명사),
(c) 논항,
(d) 주격(nominative case)/목적격(objective case),
(e) 단수(singular), 3인칭(3rd person),
(f) (의미: 개),
(g) 내용어]
단어 ‘dog’는 (b)-(e)등의 자질과 정보에 근거하여 명사로 구분한다.
다시 단어 ‘ate’의 자질과 정보를 들여다보자.
(4) ate의 자질과 정보
[ (a) /eit/,
(b) V(동사),
(c) 술어,
(d) 격(?),
(e) 과거(past),
(f) (의미: 먹다),
(g) 내용어]
단어 ‘ate’는 (b)-(e)등의 자질과 정보에 근거하여 동사로 구분된다.
이상의 내용에 근거한다면, dog와 ate의 자질과 정보중 (a)와 (f)-(g) 등은 단어의 통사적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아니다. 주지하다시피 전통문법에서는 단어의 정의에 대해 기능차원에서 ‘독립적으로 운용될 수 있는 최소의 문법단위’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본서는 이상에서 논의된 내용을 기반으로 ‘단어는 자질 집합체’라고 정의한다. 결국, 이 정의는 단어가 문법적인 자질([인칭], [성], [수], [상], [양상], [형태격], [구조격], [범주]) 등뿐만 아니라 의미적인 자질([서술어의 유형], [논항], [한정성/비한정성], [가산/불가산]) 및 음운적인 자질1) 등을 모두 포함하는 복합적인 존재임을 말한다.
2. 분류의 근거
전통문법에서 말하는 단어의 분류 중 ‘품사’란 단어의 분포와 기능에 따른 분류이다. 라틴문법의 전통 아래 품사분류는 유구한 세월 동안 금과옥조처럼 받들어져 왔다. 혹자는 그 수를 늘이고 혹자는 그 수를 줄이면서 말이다. 이제 그 수를 최소로 줄여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최소주의 관점에 어울리는 일이다.
2.1. 범주자질
무엇에 근거하여 단어를 분류할 것인가? 전통문법학에서의 기준은 주로 단
어의 의미와 기능이다. 그런데 이런 분류는 하나의 단어가 복수적으로 가지는
의미와 기능의 혼재성 때문에 깨끗하게 분류하기가 어렵다. 특히 의미에 따른
단어분류는 끝없는 분류의 연속이 될 소지가 크다. 이에 우리는 형식(/문법)자
질의 하나인 범주자질(category feature)에 근거하여 다음과 같이 두 부류로
분류한다.
(5) 단어는 그것의 범주자질에 근거하여 [+ N(명사성)] 품사와 [+ V(동사성)] 품사로
나뉜다.
‘범주자질’에 따라 단어를 분류할 때의 장점은 무엇인가? 그것은 의미에 따른 단어분류의 복잡성을 한 방에 제거할 수 있다. 범주자질은 본질적으로 단어의 의미와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범주자질에 따라 분류된 [+ N(명사성)]과 [+ V(동사성)]은 품사범주에서 나타나는 기본적인 형식자질이다. 이는 통사부에서의 연산에 필요한 자질이다.2) 이러한 [+ N] 형식자질과 [+ V] 형식자질은 ‘명사’와 ‘동사’의 두 가지 품사를 각각 만들어 낸다.
그런데 모든 단어들을 [+ 명사성] 형식자질과 [+ 동사성] 형식자질의 두 가지 잣대로만 구분할 수 있을까? 다음 표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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