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한국 근대문학을 공부하고 문학비평을 시작하면서 알게 된 것은 근대문학이라는 형식이 이미 몰락하는 양식이라는 점이었다. 근대문학의 종언이라는 소문은 시대의 유행담론을 넘어서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 되어 있었다. 그러한 흐름에 대해서 나름의 답변을 마련하기 위해 몇 편의 글을 써 왔다. 이제 그 글들을 평론집에 묶으면서 다시 돌아보니, 시대가 변하고 양식들이 교체되는 이행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감각 그 자체가 나에게는 비평을 수행하는 중요한 동력이 되었던 듯하다. 그것은 이미 예고되었지만 그 집행이 지연되고 있는 어떤 몰락의 현장에 임하여, 그 사라짐을 지켜보는 일과 다르지 않은 것이었다. 몰락의 운명을 스스로의 것으로 수락한 자들이 어떤 사유의 형식을 창안하여 상징적인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가를 지켜보는 일은 쓸쓸하지만 의미 있는 것이다. 우리가 문자로 기록한 것들을 통해서 무엇을 수행해 왔는가를 기억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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