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스콘 0
장바구니

장바구니에 상품이 없습니다.

청년논어: 논어로 열어가는 마음 푸른 청년의 삶과 비전

  • (주)박영사
출판
53.96
MB
소장

18,000스콘 10

소장

18,000스콘 10

작품 소개

중판발행 2024.01.31

초판발행 2022.12.30

 

논어로 열어가는 마음 푸른 청년의 삶과 비전

 

1

바야흐로 문명이 전환되고 있다. 눈부시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인간 세상의 모든 영역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인류는 가상현실, 증강현실을 초월하여 시간과 공간이 무한히 확장되는 ‘또 하나의 세계-메타버스’를 창출하고, 인공지능(AI), 빅 데이터를 통해 인간의 지능을 초월하는 ‘또 하나의 인간-포스트 휴먼’을 창조하고 있다.

이미 산업 문명은 종말을 고했다. 이제 ‘스마트 문명’이 전개되고 있다. 스마트 문명은 4차 산업혁명, 스마트 혁명, 디지털 전환의 성과를 기반으로 인간과 컴퓨터를 연결하고, 현실과 상상을 융합하면서 인간지능과 인공지능의 경계를 허물고 한계를 초월하며 인류의 삶의 양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하지만 인류가 만들어내고 있는 ‘멋진 신세계’가 마냥 멋있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인간성 상실, 윤리적 가치 실종, 승자 독식과 경쟁 지상주의, 사회적 격차 심화, 차별과 갈등의 일반화 등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코로나 팬데믹에서 보듯이 점증하는 글로벌 이슈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2

다행히 인간은 앞만 보는 것이 아니라 뒤도 볼 수 있는 천부적인 능력을 가졌다. 인류는 앞이 보이지 않을 때 뒤를 되돌아보면서 앞길을 개척하는 지혜가 있었다.

2천 5백여 년 전 춘추전국시대의 대격변은 오늘날의 대전환과 많이 닮았다. 작금의 변화를 바라보는 데 좋은 참고가 된다. 《논어》를 읽는 데 있어서도 필수적인 배경 지식이다. 크게 4가지 측면에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청동기 문명에서 철기 문명으로의 전환이다. 철기는 농업 생산력을 증대시키고 수공업, 상업을 발달시켰다. 철제 무기는 전쟁의 양상마저 바꾸어 놓았다. 부국강병에 의한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영토 전쟁이 일상화되었다. 오늘날 신자유주의에 기반한 무한 경쟁 사회의 모습과 유사하다. 철기 문명의 도래는 스마트 문명의 대두에 비견할 만하다.

둘째는 사회체제의 재편이다. 춘추전국시대는 주나라가 봉건적 권력을 상실하면서 시작되었다. 제후와 대부의 세력이 강성해지면서 주나라 왕실은 유명무실한 존재로 전락했다. 왕에서 백성으로 이어지는 단선적이고 계층적인 신분 체제가 흔들리면서 구질서가 재편되었다. 제후국을 중심으로 한 중앙집권적 관료 체제가 새로운 사회 질서로 등장하였다. 혈통보다는 능력이, 세습적 신분보다는 자기만의 인격이 개인의 존재를 증명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가히 신인류의 등장이라 할 수 있다.

셋째는 지식 지형의 변화이다. 춘주전국시대는 곧 제자백가의 시대이다. 당대의 지식인인 제자백가는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기 위한 다양한 담론들을 활발하게 개진하였다. 인간을 탐구하고 사회를 논하면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고 확산시켰다. 공자의 인(仁)의 철학을 비롯하여 동양적 사유의 원형은 거의 모두 이 시대에 형성되었다.

작금의 스마트 문명은 초융합성, 초연결성, 초지능성을 기반으로 지식의 폭증과 지식의 융합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문명의 전환은 지식의 빅뱅에서 촉발된다는 전환의 원리는 이미 B.C. 5세기의 변화에서도 확인된다.

넷째는 제도로서의 교육의 발명이다. 좁혀서 말하면 사제관계의 발명이라고 하겠다. 사제관계는 기존에 없던 인간관계의 새로운 유형이다. 배우고 가르치는 제도적 체제가 구축되었다. 그 길은 공자로부터 비롯되었다. 공자를 선사(先師)라고 한다. 최초의 스승이며 가장 오래된 스승이 선사다. 공자 이전에도 교육은 행해졌으나 가르치는 일을 업(業)으로 하는 전문적인 교사는 없었다. 교사가 생기니 제자도 생겼다. 제자 역시 공자가 처음으로 제도화한 교육적 존재이다.

배우지 않고 새로운 문명을 열 수 있는 길은 없다. 가르치지 않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 수 있는 길은 없다. AI시대에도 마찬가지다. 다만 인공지능이 인간지능보다 발전 속도가 빠르다는 것에는 진지하게 주목해야 한다. 깊은 성찰과 예리한 통찰을 필요로 한다.

 

3

다시 《논어》의 산에 오른다.

누구는 《논어》를 ‘우주 제일의 책’이라 말했다. 흔히들 평생에 걸쳐 읽는 책이라고 한다. 평생에 한 번이라도 《논어》를 읽으라고 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언제라도 읽기만하면 좋은 책임에는 틀림이 없다.

특히 청년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아니, 청년이 읽어야 할 책이다. 퇴계 이황은 12살에 숙부로부터 《논어》를 배웠다. 선조들은 10대에 논어를 읽었다. 10대부터 《논어》를 읽기 시작하여 평생을 옆에 두고 읽고 또 읽었다.

공자는 3,000여 명의 제자를 두었다고 한다. 제자들은 주로 10대에서 40대에 걸친 청년들이었다. 공자가 73세를 일기로 세상을 마칠 때 옆에 있던 증자, 자하, 자장 등의 제자들은 20대의 청년들이었다. 《논어》는 청년들과 함께 청년의 언어로 말하고 청년의 마음으로 생각한 ‘청년의 논어’였다.

‘논어의 산’을 오르는 길은 실로 다양하다. 각자 저마다의 산을 오르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동쪽으로도 오르고, 서쪽으로도 오른다. 혼자서도 오르기도 하고, 여럿이 오르기도 한다. 한 번만 오르기도 하고, 수없이 여러 번 오르기도 한다. 오르다가 포기하기도 하고, 완주하기도 한다. 어렵고 힘들게 오르기도 하고, 쉽고 즐겁게 오르기도 한다. 수많은 갈래 길 가운데 자기가 걷고 싶은 길을 걸을 뿐이다.

우리가 걷는 이 길은 즐겁고 경쾌한 길이다. 한자와 한문을 몰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논어, 동양철학의 배경 지식이 없어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논어, 엄숙하고 무거운 유교 경전의 분위기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경쾌하게 읽을 수 있는 논어를 지향한다. 상투적인 공허한 설교나 지겨운 잔소리에서 해방되어 자기의 눈으로 생기발랄하게 읽을 수 있는 ‘나만의 논어’를 추구한다.

《논어》는 상징과 비유, 함축과 도약이 어우러지는 즐거운 세계이다. 생략의 공간을 찾고 여백의 미를 음미해야 보이는 마음의 언어가 춤을 춘다. 공감적 체험을 통해야 비로소 이해가 되는 통찰이 넘친다. 시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마음의 눈으로 ‘그윽하게 째려보는’ 맛을 만끽하길 바랄 뿐이다.

그래서 때로는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기도 했다. 어떤 구절은 핵심어만을 뽑아 아포리즘적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연극 무대의 한 장면처럼 드라마틱한 요소가 있는 부분은 대화체로 재구성하기도 했다. 어떤 구절은 설명식으로 번역하기도 했다. 모든 번역은 의역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 앞에 절망하기도 하고 용기를 내기도 했다. 표음문자인 한글과 표의문자인 한문 사이에는 극복될 수 없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음을 겸허히 인정하고 한문 원문을 병기했다.

 

4

우리가 오늘 《논어》를 다시 읽는 이유를 조용히 생각한다.

공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유교 경전의 귀로 듣고, 동양철학의 입으로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논어》‘를’ 배우기보다는 《논어》‘에서’ 배우기를 지향한다. 《논어》 그 자체 보다는 《논어》를 통해 삶의 지혜와 통찰을 배우고자 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마음 푸른 청년으로서 한 번쯤은 생각하고 고민해봐야 할 주제를 《논어》의 거울에 비추어 다시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논어》를 실마리 삼아서 자기 머리로 사고하고 자기의 언어로 말할 수 있는 힘과 안목을 키워나가고자 함이다.

그대 자신의 눈 밝은 눈, 귀 밝은 귀를 스스로 밝혀 사람됨의 향기와 사람다운 삶의 길을 열어나가고자 함이다. 핵심은 자신의 생각이다. 《논어》는 그저 거들 뿐이다. 《논어》는 생각의 도구이고, 생각은 자기가 해야 한다. 《논어》는 지혜의 샘물이고, 물은 자신이 마셔야 한다.

우리 모두는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존재이다. 그 누군가가 대신할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고귀한 자존이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만들어가는 자율적 주체로 거듭남이 있을 뿐이다. 그 길은 분명 그대를 기쁘게, 즐겁게, 자유롭게 꽃피우는 향기로운 길일 것이다.

 

5

사람다운 길, 자기다운 길을 걸어가기 위해 우리가 열어야 할 열두 개의 길을 찾아보았다. 약도를 먼저 보자. 출발은 <비전의 길>이다. 비전은 존재의 이유이고, 존재의 가치이다. 사람됨의 사명이다. 그 사명은 분명 <사랑의 길>로 이어질 것이다. 사람됨의 씨앗인 사랑을 꽃피우는 향기로운 길을 걷는 것이다. 사랑의 향기는 <자율의 길>에서 인격으로 체현된다. 의롭고 조화로운 자율의 인격체로 거듭나는 길이다. 자율인은 <호학의 길>로 나아가야 사람다움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 배워야 사람이고 사람이기 때문에 배워야 한다. 호학의 길은 곧 <공부의 길>과 짝을 이룬다. 호학은 평생 하는 공부이기 때문에 그 방법을 따로 익혀야 한다.

공부의 길을 따라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평화의 길>을 열어야 한다. 이는 곧 사람과 사람 사이를 알아야 하기에 <지인(知人)의 길>로 나아간다. 그리고 사람은 곧 그의 말(言)이기에 말을 알아야 한다. <지언(知言)의 길>이 안내할 것이다. 언어의 가장 고등한 세계가 시(詩)의 세계다. <시의 길>을 걸으며 사랑의 진실을 재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됨의 공부를 함께하는 벗을 찾아 즐거움을 나누는 길이 <우정의 길>이다. 우정은 공자학교에서 동고동락한 <제자의 길>을 통해 다시 만난다. 제자 중에서도 자공은 좀 더 깊이 사귀어야 할 의미심장한 제자이다. <성장의 길>에서 사람됨에 이르는 과정을 재확인할 것이다.

열두 길은 청년의 눈으로 재구성한 《논어》의 스토리 라인이다. 열두 길이 한 길이다. 열두 갈래의 길이 아니다. 사람다움의 한길을 열어가는 과정 속에서 만나게 되는 열두 개의 아름다운 길이다. 한 방향으로 뻗어가는 일이관지의 길이다. 하지만 그 길은 그냥 지나가는 길이 아니다. 한 번 지나가면 그뿐인 통과의례의 길이 아니다. 열두 번째의 길이 다시 처음의 길로 이어지는 순환적인 코스다.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진실함으로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영원회귀의 길이다.

세월 따라 나이 따라 걷고 또 걷다 보면 그 길은 한층 더 아름다운 나의 길이 될 것이다. 푸르게 푸르게 걸어가다 보면 시나브로 그대만의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다. 더 성숙하게, 더 여유롭게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면서 사람다움, 자기다움의 지극한 경지를 완성해 갈 것이다.

그리하여 이 길은 마음이 푸르른 청년만이 걸을 수 있는 향기로운 길이 될 것이다. 그대 스스로 여는 뿌듯한 그 길을 기쁘게 즐겁게 자유롭게 걸어가는 것이 마음 푸른 청년 그대의 삶이 될 것이다.

청년의 마음으로 청년 공자의 호학 정신을 되새긴다. 마음 푸른 청년들과 함께 생각하고, 함께 즐기면서 21세기 청년 논어의 길을 열어가기를 소망한다.

 

2022년 겨울

선창재(善創齋)에서

백승수

목차

목차 정보가 없습니다

저자 정보

  • 백승수

    • 국적 해당 정보가 없습니다.
    • 출생
    • 학력 해당 정보가 없습니다.
    • 이력 해당 정보가 없습니다.

업데이트

업데이트 내역이 없습니다.

리뷰

0
(0.0명)

상품평

아직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