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폴 리쾨르의 철학과 인문학적 변주』는 리쾨르 철학을 개괄하고 소개하는 글부터 리쾨르 철학을 다른 인문학적 주제들과 연결지어 리쾨르 철학에 담긴 탁월한 철학적 직관과 풍부한 함의가 제시하는 다양한 길들을 탐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나와 너의 관계, 한 언어와 다른 언어 사이, 철학과 여타 인문학의 관계, 내부와 외부의 만남과 섞임이 계속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근본적인 믿음이자 신념을 이끌어냈다.
책 속으로
머리말
다른 이의 책을 읽어 내는 일과 자신의 책을 펴내는 일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나는 그것을 팽창과 응축의 운동으로, 혹은 발산과 수렴의 운동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이의 책을 읽는 것이 팽창, 발산의 운동이라면 내 글을 쓰는 일은 응축과 수렴의 운동이다.
타자의 책을 읽을 때면 타자의 것이 나의 것에 개입되고 섞이면서 무한히 늘어나고 확산된다. 하지만 이 팽창과 발산의 과정에서 나의 고유한 징후나 흔적이 옅어지기도 한다. 해변을 거닐며 산책하는 나에게 바다는 나의 의지에 따른 거리의 조절이 가능한 풍경이 될지는 모르지만, 망망대해에 떠 있는 배위의 나에게 바다는 나의 의지가 전적으로 통제 불가능한 이질성의 덩어리 일수 있다.
한편, 자신의 책을 펴내는 것, 특히 다른 이의 책을 읽는 중에 자신의 책을 펴내는 일은 아마도 긴 팽창과 발산의 운동 속에서 매듭이나 주름을 잡으려는 힘겨운 응축과 수렴 운동이다. 그 매듭이나 주름으로 우리는 타자의 무한한 관념의 바다에 이정표와 부표들을 던져보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시도들의 모음이다.
『폴 리쾨르의 철학』 출간 이후, 여기저기에 하나의 그물로 담을 수 없는 글들을 발표하였다. 리쾨르 철학을 개괄하고 소개하는 글들도 있었지만, 리쾨르 철학을 다른 인문학적 주제들과 연결 지어 리쾨르 철학에 담긴 탁월한 철학적 직관과 풍부한 함의가 제시하는 다양한 길들을 탐구해 본 글들도 있었다.
『폴 리쾨르의 철학』을 펴낼 당시 나는 철학도로서 세 가지의 목표를 스스로에게 부여하였다. 보다 깊이 있는 연구서를 펴내는 것, 리쾨르의 저서를 번역하는 것, 그리고 리쾨르 철학을 토대로 한국의 고유한 문제들을 성찰해 보는 것이 그것이다.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 돌이켜 보면, 지나치게 용감한 호언이 아니었나 싶다.
길고 더딘 우회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그 약속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세상에 내놓는다.
이 책에 실린 글 중 일부는 여러 지면을 통해 이미 발표되었던 것으로 굳이 다시 담은 것은 『폴 리쾨르의 철학』 출간 이후 저자가 진행해 온 연구의 흐름을 보여주고자 했기 때문이다. 서설부터 보론을 포함하는 11장까지의 출전을 간략히 적는 것으로 머리말을 마감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 책의 출간에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 하는 대학인문역량 강화사업 (CORE)의 지원이 있었다.
출판사 서평
다른 이의 책을 읽는 일과 자신의 책을 펴는 일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저자는 다른 이의 책을 읽는 것이 팽창, 발산의 운동이라면 내 글을 쓰는 일은 응축과 수렴의 운동이라고 말한다. 다른 이의 책을 읽으면 타자의 식견이 나에게 개입되고 섞이면서 무한히 늘어나고 확산되지만 이 팽창과 발산의 과정에서 나의 고유한 징후나 흔적이 옅어지기도 하는 것.
반면 자신의 책을 펴내는 것, 특히 다른 이의 책을 토대로 자신의 책을 펴내는 일은 아마도 긴 팽창과 발산의 운동 속에서 매듭이나 주름을 잡으려는 힘겨운 응축과 수렴 운동일 것이다.
저자는 『폴 리쾨르의 철학』(2004) 출간 이후, 리쾨르 철학의 풍부한 통찰과 직관을 다른 인문학적 주제들과 연결 지어 다룬 내용들을 담았다. 그 내용으로는 레비스트로스, 상징론, 문학론, 회화론, 기억론, 번역론, 욕망론 등이 있다. 특히 번역에 관한 성찰은 지난 10년간 만났던 가장 강렬한 사유의 주제로 다뤘다. 인간의 삶과 문학을 떠받치는 근본적인 개념들인 ‘의미’, ‘언어’, ‘타자’, ‘정체성’ 등이 ‘번역’과 만난다고 판단했으며 스스로를 외부에 두는 체험과 동시에 스스로에게 돌아오는 체험의 은유로 ‘번역’을 사용했다. 바깥을 겪어보지 못하면 안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렇기에 안의 성장을 위해 바깥으로 나가야하고 다시 돌아와야 한다.
이 책은 리쾨르 철학을 개괄하고 소개하는 글부터 리쾨르 철학을 다른 인문학적 주제들과 연결지어 리쾨르 철학에 담긴 탁월한 철학적 직관과 풍부한 함의가 제시하는 다양한 길들을 탐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나와 너의 관계, 한 언어와 다른 언어 사이, 철학과 여타 인문학의 관계, 내부와 외부의 만남과 섞임이 계속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근본적인 믿음이자 신념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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