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초판 2013. 8. 20.
우리나라 대학이나 연구현장에서 연구윤리가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서구의 과학을 수입하고 따라가는 시대를 지나 이제 선진적인 과학적 연구와 탈추격적 기술개발의 기반을 이룩하는 현 시점에서 국제적으로 통용가능한 보편적인 연구윤리를 확립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아무리 세계적인 연구성과를 낸다 할지라도 가장 기초적인 연구윤리를 지키지 않으면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우리나라 차세대 연구자인 대학원생을 교육하고 지도하는 일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특히 연구절차와 내용을 지도함에 있어서 연구윤리를 기초로 책임 있는 연구수행(responsible conduct of research)은 그 핵심이다. 책임 있는 연구수행을 위한 대학원생 지도를 위해서는 선진적인 연구윤리의 주요 주제와 쟁점을 소개하고 연구현장에 응용할 수 있는 표준적인 교과서가 필수적이며 이에 통합적인 연구윤리 단행본 “학문후속세대를 위한 연구윤리”가 2011년 5월 기획되었다.
황우석 사건 이후 서울대학교는 연구자를 위한 연구윤리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였다. 그에 따라 학부과정에서 뿐만 아니라 학문후속세대를 가장 많이 양성하는 서울대학교로서 특히 학문후속세대인 대학원생을 위한 연구윤리 교과목을 2008년 개설하였으며 다양한 관련 주제를 전문하는 교수님들의 공동강의로 진행하였다. 생명윤리의 여러 주제뿐만 아니라 협동윤리, 데이터 관리와 연구노트, 표절과 지적소유권 등에 이르기까지 통합적으로 가르쳐야 하기 때문이었다. 2009년부터 주임교수를 맡으면서 연구윤리 교육의 취지를 공유하고 전문분야에서 강의가 가능한 교수를 선정하는 일도 중요하였지만 동시에 연구윤리 교육의 체계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는 일이나 학습에 대한 평가 등 많은 과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발전된 연구윤리의 주요 지침을 적용하여 가르치다 보니, 우리나라 법 현실과 괴리되는 점도 많아 논란이 많았고 또 다수의 사례가 선진국의 사례다 보니 우리나라 연구현장에 맞지 않은 것은 한둘이 아니었다. 따라서 차세대 연구자인 대학원생들이 연구현장에서 스스로 윤리적 성찰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연구윤리 관련 선진국 법적 혹은 국제적 가이드라인을 이해하고 이를 연구윤리와 관련된 우리나라 법규에 맞게 새롭게 적용하지 않으면 안 되었으며 또 우리 연구현장에서의 다양한 사례를 발굴하여 연구윤리 교육 현장에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였다. 이러한 필요성에서 우리나라 연구현장의 현실에 맞는 “학문후속세대를 위한 연구윤리” 교과서를 만들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였다. 특히 연구윤리는 한 분이 전담할 수 없는 다양한 주제를 포괄하고 있어 공동강의로 운영하다 보니, 여러 교수들이 연구윤리에 대한 상이한 이해를 기초로 난이도의 편차가 상이하고 또 개인적인 사정으로 강의진이 자주 바뀌고 학생들에게 과목개설 취지에 상응하게 일관성 있게 교육할 필요성 또한 중요하였다.
그러한 취지에서 한국연구재단에 연구윤리 사업의 일환으로 지원을 받고 부족한 재원은 서울대 연구처에서 지원받아 “학문후속세대를 위한 연구윤리” 교과서 작성 사업을 하게 되었다. 2011년 7~8월에 통합적 연구윤리 교과목의 예상목차에 따라 강의경험이 많은 교수들을 중심으로 집필진을 선정하고 9월에 초고 집필을 의뢰하게 되었다. 2012년 5월 25일 초고를 받아 중간발표를 통해서 학계의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공개세미나를 개최하였다. 그동안 가르치면서 고민하였던 사항을 기초로 완성된 초고를 공개세미나에서 발표하여 우리 학계의 전문가들과의 토론과 대화를 통해서 다듬어 단행본의 질을 높일 수 있었다. 10월부터는 최종원고를 우리나라 관련 사례의 선정과 평가문항의 개발과 더불어 편집에 들어가 2013년 9월 새학기에 맞춰 집합적인 결실인 이 단행본을 출간하게 되었다.
학문후속세대를 위한 연구윤리는 여러 전문가들의 공동의 성과물이다. 제1부 “연구윤리란 무엇인가”는 “1장 연구윤리, 왜 문제인가(서이종 교수)”, “2장 연구부정행위(김도균 교수)”, “3장 인간대상 연구윤리(박중신 교수)”, “4장 이해상충과 공정한 연구행위(홍성욱 교수)”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2부 “연구설계, 연구진행, 연구윤리”에서는 “5장 인체시료 및 유전자 연구윤리(김미경 교수)”, “6장 인간행동 연구윤리 및 개인정보 보호윤리(서이종 교수)”, “7장 취약한 피험자 연구윤리(김옥주 교수)”, “8장 동물실험윤리(박재학 교수)”, “9장 생물안전(석승혁 교수)”, “10장 연구데이터 관리 및 연구노트(전주홍 교수)”, “11장 대학원 연구생활 및 협동연구윤리(조은희 교수)”로 구성되어 있다. 제3부 “연구결과 발표와 연구윤리”에서는 “12장 연구결과의 심사와 발표 관련 윤리(이건수 교수)”, “13장 표절에 대한 이해와 대처방법(이준웅 교수)”, “14장 연구출판물과 지적재산권(박성호 교수)”로 구성되며 제4부 “연구윤리 교육과 행정”에서는 “15장 연구윤리 교육과 행정(조진호 박사)”으로 구성되었다.
부록에는 연구윤리를 심도있게 이해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참고자료로서 국내외 주요 가이드라인과 법, 지침을 수록하였다. 부록 1에 국제적 가이드라인으로서 뉘른베르그 강령, 보편적 인권선언, 헬싱키 선언, 벨몬트 보고서를 수록하였으며, 부록 2에는 국내적 법률과 지침으로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동물보호법, 개인정보 보호법, 학술진흥법과 서울대학교 연구윤리지침을 수록하였다.
바쁘신 와중에도 그동안 강의를 토대로 집필에 온 정성을 쏟아주신 집필진과 초고를 읽고 수준 높은 연구성과를 내는 데 도와주신 전문가들에게 감사드린다. 또한 학문후속세대인 대학원생을 위한 연구윤리의 중요한 단행본을 출간하는 데 지원을 해준 한국연구재단과 서울대학교 연구처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또한 사례선정과 원고편집과정에서 수고해준 조진호 박사, 손준우 조교, 김수종 조교에게도 감사드린다. 이 연구성과는 서울대학교 뿐만 아니라 전국의 학문후속세대인 대학원생들이 우리나라 연구현장에서 연구를 윤리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교육하는 데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
2013년 7월
연구책임자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서 이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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