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작품 소개

초판발행 2024.08.08
서 문
이 책은 스마트 치료에 구현되는 기술이 제기하는 규범적 문제에 대해 헌법을 포함한 공법적 자원을 활용하여 연구하는 것이 유용하든 점을 보여주기 위해 쓰여졌다. 법학에서도 공법은 국가와 개인 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영역으로서, 헌법과 행정법이 중심이 된다. 각 장에서는 구체적인 공법적 쟁점에 집중하고, 이를 스마트 치료와 연관 지음으로써, 스마트 치료 기술과 공법을 연결하고 있다. 공법학이 다루는 기본권, 인권, 정의, 자유, 국가, 권력과 통치, 제도 보장, 규제, 행정입법, 거버넌스 등의 주제들이 스마트 치료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새롭게 생산적인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공법학은 스마트 치료 기술이 사회에 야기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서 그 의미를 개념화하고 논하는 데 유용하다. 스마트 치료 기술을 인식할 때 공법학의 한 귀퉁이 이슈로 볼 수도 있지만, 공법학을 도구로 하여 스마트 치료 기술의 미래에 대하여 논의할 수도 있다.
2013년에 개봉한 영화 <엘리시움>에서 보면, 엘리시움이라는 행성에 가서 안마의자 같이 생긴 최첨단 의료기술인 힐링 머신 위에 누워있으면 그 사람이 앓고 있는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도 한다. 현재 스마트 치료 기술 수준으로 볼 때 영화적 상상을 발휘하기에는 너무 먼 미래로 볼 수도 있지만, 기술이 상상하고 있는 것이 결국 현실로 구현되어 온 인류의 역사에 비추어보면, 엘리시움의 힐링 머신과 같은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의료기관과 의료진에 의존하는 현재의 의료 시스템을 넘어서 환자 개개인 중심의 건강관리와 치료가 실행되는 날이 오게 하는 데 스마트 치료 기술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보인다. 메타버스, 인공지능, 뇌 신경과학, 바이오 기술, 디지털 기술들이 융합되는 미래 의료는 신기루가 아니라 이미 다가온 현실이다.
공법학은 과거를 규율하는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미래 기술이 제기하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을 넘어 포스트휴먼을 바라보는 과학기술 시대에, 법학도 기술을 함께 생각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 가능하지 않게 되었다. (오스트리아 빈 대학의 기술철학 마크 코겔버그 교수가 “정치철학이 정치와 기술과 함께 생각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 불가능하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된다”라고 얘기한 말에 공감하면서 그의 말을 차용해 보았다.)
이 책은 <스마트 치료의 법·사회·윤리적 연구>라는 대주제로 2022년부터 2023년 사이에 건국대학교와 동국대학교 동서사상연구소 주최 콜로키움 시리즈에서 펼쳐진 강연, 학술대회 발표논문 그리고 이 주제에 대해서 함께 연구하고 있는 학자들의 글을 모아서 첫 번째 매듭을 지은 것이다.
이 책을 필두로 하여 <스마트 치료의 법·사회·윤리적 연구>의 연속간행물로서 융합연구를 통하여 후속 책들이 계속 발간될 예정이다. 의료법이나 기술의 관점이 아니라, 공법학자들이 모여서 공법학의 관점으로 스마트 치료를 연구하고 집필한 최초의 시도이다. 의료인이나 과학기술인이 아닌 법학자들만으로도 의과학기술에 대해서 규범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자평한다. 국가와 개인 간의 관계 속에서 거시적으로 스마트 치료의 규범을 통찰하는 것으로 의미가 있는 작업이었다. 저자들이 각 챕터별로 각자 집필했기 때문에 챕터별로 톤이 다르긴 하나, 어떤 챕터든 독자의 관심에 따라 목차 순서에 상관없이 읽을 수 있다. 따라서 챕터별로 서술 톤의 통일성을 기하는 수고를 하지는 않았다. 이 책에 실린 글은 모두 법학 전문학술지의 심사를 통과하고 발간된 논문을 다시 다듬은 것이라 책의 수준과 퀄리티는 담보될 것으로 본다.
Part 1은 스마트 치료의 규범적 펀더멘털을 이루는 기본권, 인권, 돌봄, 생명, 정신건강에 관한 헌법 이론을 탐구하였다. Part 2는 스마트 치료의 인프라로서 메타버스와 비대면 의료에 관한 법적 쟁점을 다루었다. Part 3는 의료 인공지능과 디지털 헬스케어에 관한 법제를 가지고 있는 프랑스, 미국, 영국, 호주 등과의 비교법적 고찰을 담았다.
매번 콜로키움, 세미나를 할 때마다 좋은 논평과 코멘트를 해주신 한국교원대 정필운 교수님, 부산대 주지홍 교수님, 고려사이버대 박찬권 교수님, 법무법인 바른 정해영 변호사님, 충북대 김민우 박사님, 디지털 기술 덕분에 지구 반대편에서 참여하여 강연을 해주신 영국 Southampton 대학교 김한성 교수님, 미국 Baylor 대학교 김태일 교수님, 호주 Charitas law firm 양재혁 변호사님, 임상과 연구로 바쁜 와중에 귀한 강연을 해주신 연세 강남세브란스병원 최웅락 교수님과 의료계·산업계·과학계·정부기관의 박사님들, 이외에도 관심 보여주신 여러 분야의 학자들과 학생들, 학술지에 실린 논문들에 좋은 논평을 해주신 익명의 심사위원들, 콜로키움, 세미나 등 각종 행사 진행을 도와주면서 번역, 조사, 원고 교정 등 연구 지원을 하고 있는 부산대 철학과 최백산 군, 동국대 철학과 박사과정생 조규범 군, 장수빈 군에게 감사를 표한다. 이 책이 발간될 수 있도록 힘 써주신 박영사 편집부 사윤지 선생님, 이승현 차장님, 장규식 팀장님의 노고에도 감사를 보낸다. 이 책의 시리즈가 융합연구의 모범적인 전형으로서, 법학의 새 지평을 여는데도 작은 빛을 비추기를 바란다.
저자들을 대표하여,
엄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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