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D/CAM 개론: 개념부터 실습까지

초판발행 2024.07.30

머리말

이 책은 CAD/CAM 시스템을 배우고 활용하기 위한 이론을 소개하며, 이론을 익힐 수 있는 실습과 과제를 제공한다. CAD/CAM은 제품의 설계와 개발에 필수적이고 일반적인 도구이며, 소설가가 소설을 쓸 때 문서 편집기를 사용하듯이 엔지니어는 제품을 설계하고 제조할 때 CAD/CAM을 사용한다. 엔지니어는 CAD/CAM을 사용해 아이디어를 컴퓨터 모델로 만들고, 그 모델을 평가하고, 실물을 제작한다. 로봇과 드론을 개발할 때도 CAD/CAM을 사용하고, 3D 프린터로 무언가를 만들 때도 CAD/CAM을 이용해 컴퓨터에서 형상 모델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CAD/CAM은 엔지니어의 일상적 업무에 사용되는 기본적인 기술이다. 이 책은 대학의 기계 관련 학과에서 사용할 CAD/CAM 강의 교재를 목표로 썼으며, 현장의 실무자가 체계적인 이론 정립을 위해 스스로 학습할 때 사용할 수도 있다.

그동안 관련 교재가 많이 출간되었지만, 대부분 기능을 따라 하면서 다양한 예제를 통해 사용법을 익히고, 특정 시스템에 한정된 단축키 혹은 요령을 배우는 실습 교재이다. 많은 예제를 다루면서 학습자는 스스로 체계적인 이론을 정립할 수도 있고, 뛰어난 사용자는 기존의 활용과 다른 창의적인 응용 방법을 찾기도 한다. 그러나 운동도 뛰어난 선수 혹은 훌륭한 지도자가 되려면 체계적인 이론이 필요하듯이 CAD/CAM도 체계적인 이론을 배우면 더 쉽게 기능을 익히고,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그냥 ‘열심히’ 하다가 ‘감’을 잡지 못해 좌절하는 경우가 많은데, 체계적인 이론 학습을 통해 누구나 기본적인 사용법을 익힐 수 있으며, 나아가 CAD/CAM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이론적인 기초를 확보하면 특정 소프트웨어 시스템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으며, 새로운 시스템도 수월하게 배울 수 있다.

이 책은 기계나 제품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일반적인 업무를 위해 CAD/CAM을 더 쉽게 배우고,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기술 혹은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이론이 아니라 개발된 시스템을 잘 사용하는 데 필요한 이론에 중점을 둔다. 그리고 특정한 시스템이 아니라 어떤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사용하더라도 필요한 이론을 다루며, 몸으로 체득하는 지식에 더해 체계적인 이론으로 다양한 상황과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지식을 담으려 했다. 메뉴를 누르는 순서보다 일반적인 절차를 제시해 어떤 시스템을 사용하더라도 실습할 수 있도록 했으며, 구체적인 절차는 과제를 해결하면서 스스로 학습하도록 했다. 특정 시스템의 구체적인 사용 절차는 인터넷 혹은 다른 자료를 참조하면 더 효과적이다.

복잡한 수식과 나열식 지식을 가능한 한 없애려고 했지만, 그동안의 교재에서 중요하게 다루던 개념과 자격시험 등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모두 제거하지는 못했다. CAD/CAM에서 다룰 기술의 범주와 깊이는 여러 전문가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학습 목적과 여건에 따라 복잡한 수식과 용어 설명 등은 생략해도 좋겠다. 대학에서 한 학기에 모든 내용을 다룰 수도 있지만, 두 학기에 걸쳐 이 교재를 사용할 때는 CHAPTER 08까지 형상 모델링을 한 학기에 다루고, CHAPTER 09부터의 내용은 다음 학기에 다룰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마지막 CHAPTER 15의 예제는 형상 모델링 연습에도 사용하고, 평가, 도면, 제작 등의 실습에도 사용할 수 있다.

인공지능과 스마트 제조 등의 첨단 기술이 성큼 다가오면서 이 책의 출간이 때늦은 감이 있고, 항상 적절한 이론 교재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이제야 이 책을 출간하게 되어 아쉽다. 부족한 부분이 많아 여러 선후배님에게 부끄럽지만 첨단 기술의 격동기에 오히려 기초를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 책을 내기까지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영향과 도움을 받았다. 오늘의 나를 만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2024년 여름 북한산 자락에서

정연찬